좋고 싫고 와 옳고 그르다
상담을 하다보면 사람과의 관계 직장이던 친구던 부모던 이 사람관계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신의 기준에 상대방이 맞지 않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기준으로 살아가듯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힘들어지는 것은 보통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아서 일 것이다. 물론 일방적으로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 보통의 사람들은 정신승리법으로 넘어간다. 욕을 한다던가 모자란 사람이라던가 입아프게 설득할 필요성이 없다던가 원래 그런 사람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던가......
어떠한 일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신도 모르게 방어기제가 작동하게 되는 것 같다. 그 중에 하나가 정신승리법이 아닌가 한다. 정신승리법은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가지고 싶고 이루고 싶은데 내 힘으로 내 방법으로 안되니 아 저건 원래 저런 거야 하고 넘어가버리는 것. 여우와 포도의 이야기에서 보듯이 포도가 너무 먹고 싶은 여우가 포도를 따려고 보니 너무 높이 있어서 따지를 못한다. 이때 여우는 그래 저 포도는 분명 시고 맛이 없을거니 먹어도 손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 까지만 한다면 별문제는 없다. 정신승리 하면서 다들 그러고 사니까. 그런데 문제는 이과정에서 먹지 못해 생기는 불만이 다른 곳으로 변질되고 표현되는 것에 있다. 즉 원한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친한 사람이 있는데 어느날 자신의 욕을 하고 다니는 경우가 있다. 본인은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싶어서 이해하려고 해 보고 잘못이 있다면 용서를 바라고 화해를 했으면 한다. 그런데 상대방은 교묘하게 피하며 깔보고 욕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나중에 다른 친구에게 들어보니 그 친구는 자신이 여러 사람과 허물없이 어울리고 이성과도 많이 알고 지내는 것을 탓하고 욕했다고 한다. 여러 상황을 짜맞추어 보니 얼마 전 여러 명의 이성친구와 같이 만날 때 그 애도 같이 있었는데 그 애가 어떤 애를 좋아해서 관심 있다고 말하자 그 애는 자신에게 관심이 있고 너는 그냥 친하게 지내자고 한 것이다. 그러자 이 애는 감정이 폭발해서 주위의 친구들에게 심한 말을 하고 다니면서 흉을 본 것이다.
듣고 보니 어이가 없었다고 한다. 정작 본인은 그 애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는데 자신들끼리의 이해관계가 나에게 넘어온 것이다.
자 여기서 흉을 보고 다니는 애는 정신승리를 넘어서 원한으로 넘어갔고 그 원한의 한 표현으로 흉을 본 것이다. 이것을 르상티망(ressentiment) 원한 이라고 부른다.
그 애와 잘되지 못해서 그 애는 분명 성격이 나쁠 거야 안 만나는 게 다행이야 하고 생각하고 말았다면 아무 피해 없이 본인만의 정신승리로 끝나버릴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진행이 되어 그 애가 바라보는 자신의 친구에게 감정이 쌓인것이고 그것이 다른 친구에게 나쁜 사람으로 흉보는 일로 번진 것이다. 마침내는 친구관계도 끊어지고 주위의 시선도 나빠졌다.
좋고 싫음이 옳고 그름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기분이 나쁜 것은 나쁜것이지만 나쁘다고 해서 악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좋으면 옳은 것 싫으면 그른 것 이렇게 되면 안된다.
그런 지인이 있다면 나하고는 안 맞는구나 하고 가까이하지 않으면 된다. 어쩔수 없이 부딪히는 경우라면 무관심으로 대하던지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지.
정신승리는 한순간 기분은 나아지고 주위에 피해는 없다. 문제 해결은 안 되지만.. 그런데 르상티망 즉 원한은 서로 죽고 죽이는 관계까지 번질 수가 있는 것이다. 문제 해결은 커녕 일을 더 키운다. 본인도 피해를 보고 타인도 피해를 본다.
사주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경우가 너무 많다. 이런 것을 보통 구설수에 오른다고 한다.
내가 아무 잘못이 없어도 그런 운이 오면 당하는 것이고 또 그러한 운이 오면 나도 모르게 남에게 피해를 끼칠 수도 있는 것이다.
평소 자신의 행실과는 무관하게 운의 작용에 의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다. 운이 그러할때는 정말 힘들게 넘어가는 사람도 있고 그 운이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서로의 관계가 좋아질 때도 있다.
혹시 자기 자신도 좋고 싫음이 옳고 그름으로 변질된 경우가 없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면 어떨까? 사람관계에서 너무 힘들어 하지 말고 크게 한번 웃어넘길 수 있는 배포도 한 번쯤 길러 보는 것은 어떨까? 도저히 안되면 혼자 끙끙되지 말고 주위의 사람에게 당면한 문제에 대해 본인이 불리한 것 까지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진심으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용기도 가져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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